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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I: 우리는 없다 (Part II : No More Us)

Part II: 우리는 없다 (Part II : No More Us)

정엽 정규 2집 Part II [우리는 없다] 정엽, 만감이 공존하는 감성 스펙트럼 2집 그 두 번째 [우리는 없다] 자신만의 짙은 음악색을 갖고 있는 뮤지션들은 변화의 요구에 직면하는 시점부터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지기 시작한다.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히트곡의 수준을 넘어서는 데 대부분 실패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중에게 각인된 음악색을 변화시키고 인기를 얻는 데 성공하면 그 뮤지션은 레전드의 길을 향해 순항할 수 있다. 변화의 성공이 뮤지션의 지속적 인기를 가늠케 하는 가장 확실한 잣대이기 때문이다. 솔로 활동 초기 정엽의 음악색은 너무도 선명했다. 부드러운 도입부와 클라이맥스에 선보이는 감성적인 가성, 그리고 에코브릿지와 함께 만들어 내는 세련된 멜로디... 대중 역시 그에게 다른 음악을 요구하지 않았다. 방송이든 공연이든 그와 함께하는 시간에는 언제나 ‘Nothing Better’의 달콤함에 빠져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엽은 보장된 인기의 길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의 길을 모색했다. 든든한 파트너 에코브릿지와 함께 다채로운 스타일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것. <나는 가수다>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대중에게 가수 정엽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경험케 해 주었으며, 모던록 넘버 ‘잘 몰랐었다’를 앨범에 수록하는 모습 등은 정엽이 소울/R&B의 영역을 넘어 새로운 스타일로 거듭날 수 있음을 예견케 했다. 5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정엽이 기존의 스타일에서 업그레이드 된 다채로운 스타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선 앨범에서 ‘슬픔’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앨범을 꾸렸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채로운 스타일의 모든 곡에서 정엽의 매력이 모두 빛나고 있다는 점이다. 부드럽고 상큼한 매력의 팝 넘버, 리듬감이 살아 있는 훵키 넘버, 부서질 듯 섬세한 보컬을 보여주는 슬픈 발라드, 도시적인 느낌의 네오소울,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결합한 리믹스 버전까지, 한 뮤지션이 내놓은 단 반장의 앨범을 통해서 대중은 상상 이상의 다채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앨범에 콜라보레이션 아티스트로 참여한 이경돈 일러스트레이터의 손길도 이번 앨범의 가치를 높이는 주요 포인트 중 하나. 정엽과 이경돈 작가는 영국에서 함께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통해 예술성 높은 뮤직비디오와 앨범 커버 아트를 만들어 냈다. 도시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일러스트와 음악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Melting Pot of ‘Honey-Duo’ 모든 정엽의 곡과 앨범이 그러하듯 이번 앨범 역시 모든 곡은 정엽과 에코브릿지의 작곡 팀인 ‘허니듀오’가 만들었다. 정엽이 영국에 있는 동안에도 음원을 주고받으며 끝까지 함께 작업했다는 두 사람의 끈끈하고 긴밀한 관계. 허니듀오의 파트너십이 이번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앨범의 완성도에 허니듀오 본인들도 만족감을 숨기지 못했다는 이번 앨범. 시대와 스타일의 경계를 무색하게 만드는 다채로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쨌건 ‘정엽 스타일’로 완벽하게 융합되어 표현됐다는 점에서 허니듀오의 ‘Melting Pot’이라 할 수 있다. 허니듀오의 곡 소개를 바탕으로 곡의 면면들을 살펴본다. 1. 아..너였구나 프린스를 연상시키는 ‘Funk Rock’ 사운드를 기반으로 만든 곡으로 창법과 악기 믹스까지 사운드 메이킹을 한 세심한 터치가 돋보인다. 넘실거리는 그루브가 흥겨움을 전하면서도 공간을 복잡하게 채우는 이질적인 사운드들이 곡에 세련미를 불어넣고 있다. 2. 우리 둘만 아는 얘기 로맨틱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상큼하고 톡톡 튀는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R&B 발라드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이른바 ‘Steppin’ Sound’로 리듬감을 더했다. 말처럼 걷는 느낌의 템포에 맞는 가벼운 발걸음의 느낌을 내보려 했다는 곡 설명. 3. 웃기고 있어 도시적인 사운드를 내보려고 만들게 되었다는 네오소울 트랙. 무거운 사운드가 리듬과 멜로디를 이끌면서 차갑고 시니컬한 가사의 느낌이 제대로 살아났다. 애드리브처럼 시니컬을 살려내는 정엽의 디테일이 인상적이다. 4. 우리는 없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기존에 보여줬던 정엽 특유의 매력이 극대화 된 곡이다. 슬픈 감정을 전달하는 데 충실하려 했다는 정엽의 보컬은 의도대로 완벽하게 구현되었다. 사운드가 복잡하지 않지만 첼로, 기타, 피아노 등의 악기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풍성한 슬픔의 사운드를 만들어 내었다. 부서질 듯 섬세한 정엽의 감성이 또 하나의 명곡을 탄생시킨 느낌이다. 5. 아..너였구나 (Postino Remix) (Bonus Track) 정엽의 음악을 클럽씬에서 들어볼 수 있게 됐다. 포스티노가 리믹스한 ‘아..너였구나’의 리믹스 버전 보너스트랙. 클라이맥스 가성 부분에 효과를 주어 맛을 살린 부분이 매력적이다. 원곡과 다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원곡 이상으로 다가갈 수도 있는 보너스 이상의 매력을 전하는 보너스 트랙이다. (대중음악평론가 / 이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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