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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떨어지다가 본 풍경(The View From Halfway Down)

반쯤 떨어지다가 본 풍경(The View From Halfway Down)

순이우주로 [반쯤 떨어지다가 본 풍경] 떠나 보낸 시절을 되짚는 일기 같은 앨범입니다.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었지만 많은 것들을 보았습니다. 비록 모든 것이 끝없는 아래를 향하고 있을지라도, 어떻게든 밝은 빛을 찾으려 발버둥 치는 몸짓이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주는 것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마냥 울적한 이야기만을 전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부디 잘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유은결 어떤 단위로 묶든 간에, 노래들에 대해 말하거나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반쯤 떨어지면서 본 풍경] 또한 그렇고, 그것은 이 앨범을 계획하고 만든 은결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은결이 여기 이 앨범에 담긴 노래들에 대한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을 때, 그는 처음에는 슈게이즈 곡들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은결은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과 선결의 노래들을 좋아한다. 그들이 만들었던 것과 비슷한 무언가를 그 스스로 만들어내고자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반쯤 떨어지면서 본 풍경]이 슈게이즈 앨범이지는 않다. 디스토션과 리버브를 겹쳐 걸어 만들어낸 기타 소리가 있지만, 슈게이즈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한 편 은결은 모리세이를 싫어하면서도 더 스미스의 노래들도 좋아한다. 그는 엘리엇 스미스를 좋아하며, 라디오헤드나 스윗 트립의 노래들을 즐겨 듣기도 한다. 그리하여 [반쯤 떨어지면서 본 풍경]에서는 때때로 포스트 펑크가, 때때로 얼터너티브 록이, 또 때때로는 포크가, 때때로는 기타 팝이, 또 때때로는 될 수 있는 대로 복잡함을 덜어낸 IDM 비트가 (그리고 어렴풋한 슈게이즈 또한) 얽혀들며 지나간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가 들어왔던 노래들이 그랬기에 익숙하듯이, 이 앨범을 장르적으로 규정할 수 있게 해줄 단순한 용어들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반쯤 떨어지면서 본 풍경]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할까? 이 앨범 안에 박혀 있는 상실감과 울적함을 통해 설명되어야 할까? 왜냐하면 ‘방’이 그렇듯 무겁게 들리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방’에서 이야기된 상실과 그에 대한 기억을 주제로 삼아 한동안 그 주위를 선회하는 듯하다. ‘푸른불나방’과 ‘모래’, 그리고 ‘숨’은 상실의 사태 뒤로 오랫동안 남게 되는 그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를 (이를테면, 손에 움켜쥔 모래가 다 흘러내린 뒤에도 손바닥에 남아있는 모래 같은 것들을) 추억하며 붙잡거나, 그것이 그저 짧게 스쳐 가지 않기를 애써 바라는 듯 보인다. 또 어쩌면 반대로, 이 앨범은 그 안에서 피어나는 기쁨과 희망을 통해 설명되어야 하지 않을까? 왜냐하면 ‘방’에 이어지는 곡들은 상실 뒤에 움터올 수도 있을 바로 그런 은밀한 바람과 우회적인 즐거움을 겨냥하고 있는 듯 들리기 때문이다. (‘모래’에서처럼, 그것은 언뜻 섬찟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점차 조금씩 강하게 몰아쳐 오는 ‘모래’의 연주에서, 그리고 ‘숨’의 경쾌한 기타 아르페지오에서 특히 선연하다. 결국 저 두 가지 설명 방식 중 어떤 것도 [반쯤 떨어지면서 본 풍경]을 충만하게 기술할 수 없을 것이다. 은결이 즐겨 들었던 노래들이 그렇듯, 단지 일면적인 서술로는, 이 앨범이 들려주는 많은 것들을 도려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느 곳에서는 눈물을 모아 담으며 바닥 없는 공허감에 잠기고, 다른 곳에서는 까닭 모를 안도감을 느끼고, 또 다른 곳에서는 그간 그리워했던 모든 것들이 이미 지나가 버렸음을 깨닫는다. 이 앨범은 그렇게 스스로의 얼굴을 여러 겹으로 만들어 놓는다. [반쯤 떨어지면서 본 풍경]은 어떻게 출발했던가? 이 앨범은 천천히 울리는 신스 뒤로 들어오는 생기 있는 비트와 함께 시작했다. ‘양철나무꾼’의 첫인상에는 그렇게 부드러운 온기와 활력이 스며있었다. 뒤이어 곧 킥만 드문드문 밟히는 무거운 구간이 짧게 지나가고 나면, 사납게 울렁거리는 기타 노이즈가 쏟아져 나왔고, 비트도 전보다 더 복잡해졌다. 그 때 이 노래의 인상은 조금 더 부산스럽고 사나운 듯했다. 그러다 리드 신스 멜로디가 얹히고 노래가 천천히 소강되어갈 때면 다시 조금 더 포근해지기도 했다. ‘양철나무꾼’이 비슷한 다른 노래들과 비교했을 때 더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노래라거나, 구조적으로 더 복잡한 노래라고는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노래는 다채롭고 풍성한 인상들을 연속적으로 펼쳐놓는 노래였다. 아마도 같은 말을, [반쯤 떨어지면서 본 풍경]에 대해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앨범은 갑작스럽게, 또는 어지럽게 제 모습을 바꾸며 현란한 장식들을 늘어놓는 앨범은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다채롭고 풍성한 감각들을, 제 나름의 방식대로, 다섯 곡의 길이가 허락하는 한에서 조심스럽게 펼쳐놓는다. 어떤 노래들은 그 간결함과 정갈함에 힘입어 훌륭해진다. 그리고 다른 어떤 노래들은 그 화려함과 강렬함에 힘입어 훌륭해진다. [반쯤 떨어지면서 본 풍경]은 둘 중 어느 편에도 할당하기 힘들 것이다. 유달리 화려하지도, 또 눈에 띄게 간결하지도 않지만, 그런 덕에 진부함과 난삽함이라는 두 가지 위험을 모두 피해가며 자기에게 어울리는 틀을 갖추었다. 그리고 그 안에 다면적인 정서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이제 순이우주로는 저 모든 것들을 담아낸 첫 ep를 띄워 보낸다. - 조지환 [CREDIT] 1. 양철나무꾼 Tin Woodman 프로듀싱 - 유은결 (센) 작사, 작곡, 편곡 - 유은결 (센) 일렉트릭 기타 - 유은결 (센) 베이스 기타 - 유은결 (센) 신디사이저 - 유은결 (센) 드럼 프로그래밍 - 유은결 (센), 박동녘 (동녘) 믹싱 & 마스터링 - 유은결 (센) Produced By Yoo Eun Kyeol Composed By Yoo Eun Kyeol Lyrics By Yoo Eun Kyeol Arrangement By Yoo Eun Kyeol Electric Guitar By Yoo Eun Kyeol Bass Guitar By Yoo Eun Kyeol Synthesizer By Yoo Eun Kyeol Drum Programming By Yoo Eun Kyeol, Park Dong Nyeok Mixed & Mastered By Yoo Eun Kyeol 2. 방 Room 프로듀싱 - 유은결 (센) 작사, 작곡, 편곡 - 유은결 (센) 어쿠스틱 기타 - 유은결 (센) 일렉트릭 기타 - 유은결 (센) 베이스 기타 - 유은결 (센) 보컬 - 우예진 오르간 - 박하늘 (느리) 드럼 프로그래밍 - 유은결 (센), 박동녘 (동녘) 믹싱 & 마스터링 - 유은결 (센) Produced By Yoo Eun Kyeol Composed By Yoo Eun Kyeol Lyrics By Yoo Eun Kyeol Arrangement By Yoo Eun Kyeol Acoustic Guitar By Yoo Eun Kyeol Electric Guitar By Yoo Eun Kyeol Bass Guitar By Yoo Eun Kyeol Vocal By Woo Ye Jin Organ By Park Ha Neul Drum Programming By Yoo Eun Kyeol, Park Dong Nyeok Mixed & Mastered By Yoo Eun Kyeol 3. 푸른불나방 Blue Moth 프로듀싱 - 유은결 (센) 작사, 작곡, 편곡 - 유은결 (센) 일렉트릭 기타 - 유은결 (센) 베이스 기타 - 유은결 (센) 보컬 - 우예진 드럼 프로그래밍 - 유은결 (센), 박동녘 (동녘) 믹싱 & 마스터링 - 유은결 (센) Produced By Yoo Eun Kyeol Composed By Yoo Eun Kyeol Lyrics By Yoo Eun Kyeol Arrangement By Yoo Eun Kyeol Electric Guitar By Yoo Eun Kyeol Bass Guitar By Yoo Eun Kyeol Vocal By Woo Ye Jin Drum Programming By Yoo Eun Kyeol, Park Dong Nyeok Mixed & Mastered By Yoo Eun Kyeol 4. 모래 Sand 프로듀싱 - 유은결 (센) 작사 - 우예진, 유은결 (센) 작곡, 편곡 - 유은결 (센) 어쿠스틱 기타 - 유은결 (센) 일렉트릭 기타 - 유은결 (센) 베이스 기타 - 유은결 (센) 보컬 - 우예진 드럼 프로그래밍 - 유은결 (센), 박동녘 (동녘) 믹싱 & 마스터링 - 유은결 (센) Produced By Yoo Eun Kyeol Composed By Yoo Eun Kyeol Lyrics By Woo Ye jin, Yoo Eun Kyeol Arrangement By Yoo Eun Kyeol Acoustic Guitar By Yoo Eun Kyeol Electric Guitar By Yoo Eun Kyeol Bass Guitar By Yoo Eun Kyeol Vocal By Woo Ye Jin Drum Programming By Yoo Eun Kyeol, Park Dong Nyeok Mixed & Mastered By Yoo Eun Kyeol 5. 숨 Breath 프로듀싱 - 유은결 (센) 작사, 작곡, 편곡 - 유은결 (센) 어쿠스틱 기타 - 유은결 (센) 보컬 - 양민지 (열대어) 믹싱 & 마스터링 - 유은결 (센) Produced By Yoo Eun Kyeol Composed By Yoo Eun Kyeol Lyrics By Yoo Eun Kyeol Arrangement By Yoo Eun Kyeol Acoustic Guitar By Yoo Eun Kyeol Vocal By Yang Min Ji Drum Programming By Yoo Eun Kyeol, Park Dong Nyeok Mixed & Mastered By Yoo Eun Ky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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