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今天的日记)
도재명 [오늘의 일기] 누구에게나 그런 시절이 있다. 어떤 이는 보석 같다 말하고 또 누군가는 햇살에도 비유하는 그런 순간들. 과연 그런 순간들에 오롯이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지…. 정작 그 아름다운 순간들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고 있을 땐 귀를 막고 소리만 지르다가, 시간이 지나 손바닥 안에 황량함만이 남아있을 무렵, 우리는 깨닫게 된다. 그 순간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반짝이던 시간이었는지…. 「고독」이라는 시에 시인 백석은 이렇게 썼다. '별안간 뇌성벽력이 울부짖고 번개불이 어둠을 채질했다. 다음 순간 나는 내가 몸에 피를 흘리며 발악했던 것을 깨달었고 내 주위에서 모든게 떠나갔음을 알았다. 그때 나는 인생의 제2과를 슬픔과 고적과 애수를 배웠나니 나는 고독과 나란히 걸어간다...(생략)..오! 하늘가에 홀로 팔짱끼고 우-뚝 선 저 - 거무거리는 그림자여......' 나 또한 그와 같이 인생의 제 2과를 배웠다. 하여, 이 곡을 만들었다. 몇 번이나 반복되는 실수에 '이런 힘없는 반성을 해서 뭐하나 싶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조금씩 변해가는 자신을 보며 다시 지속적인 것의 힘을 확인한다. 아직도 그 후회의 순간들을 떠올리며 틱처럼 반응하다가도, 문득 내 곁에 머물며 나를 변화시킨 사람(들)에게 고마울 때가 드문드문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