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 (再次,春)
다시 돌아온 봄의 한 가운데 서서 다시 보는 그날에 대한 단상. 찬란해야 할 너와 나의 지나간 이야기, 스웨덴세탁소의 [다시, 봄] 눈을 감으면 흐릿하게 그려지는 기억이 있다. 내면을 헤집으며 순간의 흐릿함을 포착하려 부단히도 애쓴다. 그러면 떠오르는 더 이상 나에겐 아름답지만은 않은 찬란했던 순간들. 스웨덴세탁소의 ‘다시, 봄’은 바로 그런 곡이다. 스웨덴세탁소는 봄을 맞아 싱글 앨범을 발매했다. 봄이라고 하면 으레 따뜻해진 날에 흐드러진 벚꽃 아래서 함께 걷거나 뛰기도 하면서 새롭게 다가온 계절에 한껏 취한 느낌이지만 스웨덴세탁소가 보여주는 것은 낙화하는 벚꽃을 맞으며 다가온 계절을 혼자 차분히 맞이하는 봄이다. 마치 보이지 않는 한 편의 영화와 같이 느껴지는 이 곡은 봄이 온 것을 알리려는 듯 인트로에 나오는 초인종을 연상시키는 피아노 소리와 함께 스웨덴세탁소가 보여주는 단상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지난 미니앨범의 1번 트랙 ‘입맛이 없어요’의 연장선상에 있는 ‘다시, 봄’은 이야기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본 곡으로 함께했던 순간들을 지워보려 하지만 봄이 내려앉은 거리를 보면 자꾸만 그 기억들이 선명해져서 혼자 남은 지금 돌아온 이 계절이 더 이상 나에겐 아름답지만은 않아 서글픈 마음을 담은 노래다. 마지막 가사에서는 ‘이 거리에 또 다시 봄이 와도’ 너 아닌 사람과 이 길을 걷는 일은 없을 거야-라고. 라이브로 관객들에게 먼저 선보인 이 곡은 여러 번의 편곡을 거쳐 지금의 ‘다시, 봄’으로 탄생했다. 처음에는 밴드 구성으로 극적인 사운드를 가진 곡으로 만들어 보려 했으나 악기가 조금만 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더 극적이었다. 피아노는 가운데서 묵묵히 곡을 이끌고, 아르페지오 기타와 리듬기타는 양쪽에서 곡을 좀 더 감정적으로 만들어준다. 곡의 중반부에 나오는 멜로디언의 선율은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특유의 따뜻함과 그러면서도 혼자 남은 쓸쓸한 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눈 감으면 보일 것 같은 쏟아지는 벚꽃 잎의 형상을 한 아웃트로가 인상적이다. 이 ‘다시, 봄’은 따뜻하지만 슬프고, 밝지만 쓸쓸하다. 봄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기쁘지만은 않을 것. 다시 돌아온 계절이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들을 위한 곡, ‘다시, 봄’이다.